dyway

I'm very well : Life of an ordinary programmer

내 인생 굴욕의 날

굴욕적인 해고 통보를 받았다. 아무 일도 손에 잡히질 않는다. 외국에 나오면 제일 멀리해야 할 사람들이 바로 현지에 자리를 잡고 사는 한국 사람들이란 것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 모든 선택은 내가 한 것이이라는 게 더 바보스럽고 분통이 터진다.

다음 달 4일에 비자를 받으러 오라는 연락이 왔는데, 비자가 나오기도 전에 해고 통보를 받다니. 인터넷을 뒤져보니 비자를 받고난 후라면 해고를 당해도 다시 구직을 할 수 있도록 3개월 정도 머무를 수 있는 임시 비자를 받을 수 있다는데, 아직 발급된 상태가 아니라서 이 곳에 더 비비고 살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후회스러운 일들이 마구 스쳐 지나간다. 처음 독일에 왔을 때부터 가고 싶던 회사를 제일 먼저 지원한 것, 너무도 자연스럽게 최종 면접까지 갔고 느낌도 나쁘지 않았으나 1주일 간 연락이 없었다. 인사위원회에서 결정하기로 했다고 했으니 시간이 걸리나보다 라고 생각했지만, 나중에 알게된 것은 여기에서는 1주일 정도 연락이 없으면 합격하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처음으로 비행기까지 타고 면접보러 갔던 뮌헨의 회사도, 거의 두 달 정도 걸려 최종 면접까지 갔던 함부르크의 회사도 모두 1주일 후 문의를 했을 때, “Unfortunately” 메일과 전화를 받았다. 그나마 이 회사들은 리쿠르터가 미안함의 표시라도 해주었던 곳이고, 나머지 70여 곳의 회사의 절반은 합격 불합격 관련 메일 조차도 보내주지 않았다.

트위터에서 내 소식을 접한 분의 소개로 한 다리, 두 다리를 건너 흔히 말하는 SI 인력 소개 업체와 계약을 했고, 그 계약서로 비자를 신청했고, 조만간 비자를 받으러 갈 생각에 이제 정말 이 곳에 터전을 잡게 되나 보다 싶었다. 한 달이 넘도록 구글 맵을 보며 프랑크푸르트 인근 지리를 익히고, 2주가 넘게 프랑크푸르트 전 지역을 다니며 수 십 곳의 부동산과 연락을 했고, 이사할 동네와 마음에 드는 아파트 구경을 많이 했다. 결국엔 계약을 안 한 것이 다행스럽게 되었지만…

답답하기 그지없다. 아내와 아들에게 미안하고, 창피하고 속상하다… 지금이라도 한국으로 돌아가 원래 다녔던 회사에 다시 출근하고 싶다.

현실은 현실이니까 그래도 끝까지 해봐야지 하며 링크트인에 들어가 지원 버튼을 쉴새없이 누르고 있자니 한숨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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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dyway

2016년 12월 21일 , 시간: 1:19 오전

내 경험, 독일에 게시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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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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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블로그 글 계속 글 잘 읽고 있는 중에 이런 글이라니 저까지 속상하네요. 아무쪼록 잘 해결되셔서 기쁜 소식 올려주시길 기대합니다.

    이준식

    2016년 12월 26일 at 4:1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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