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yway

I'm very well : Life of an ordinary programmer

익명 게시판 서비스

회사 메일로 그 회사에 다니는 사람인지 인증을 하고, 같은 회사 메일을 쓰는 사람들끼리 사용할 수 있는 익명 게시판 서비스가 인기라고 한다. 동종업계끼리는 묶어서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유사 직종별 익명 게시판이 별도로 있다고 하고, 포털 사이트, 항공사 등 점차 이용대상이 되는 회사도 늘어나고 있다더라.

무엇이 사람들을 익명 게시판을 사용하게 만들었을지 참 의아하다. 나는 이런 서비스가 생겨나고 사람들을 끌어들인다는 걸 회의적으로 보기때문에 가입은 하지 않았지만, 다른 사람들이 얘기하는 것을 듣고, 사용하는 걸 본 적이 있다. 나와 함께 일을 하는 사람중에도 몇 명이 가입을 하긴 했지만, 실제로 글을 쓰고, 댓글을 남기는 등의 적극 유저는 아니고, 어디에선가부터 시작된 찌라시성 캡처같은 이야깃거리가 있을 때에만 들어가서 보는 정도라고 하더라.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들은 소통이니 커뮤니케이션이니 하며 이런 단어들로 마케팅을 하는데 이게 정말 그런 걸까 싶다. 내가 누군지 아무도 모르게 가면을 쓰고 작성하는 글이 과연 소통에 도움이 될까? 주로 이런 게시판에 올라오는 글은 좋은 글이 아니다. 불평, 불만 위주이거나 뒷담화, 루머성 글이 대부분이다. 이런 게시판의 순기능은 전혀 없다고 생각한다.

내가 고용주는 아니지만 회사에서 월급을 받는 사람들이 회사 내부의 얘기를 다른 회사가 운영하는 서비스에서 한다는 것 자체가 넌센스인 것 같다. 물론 모든 글이 다 그런 게 아니긴 하지만, 매일 수 십 통이 넘게 주고 받는 메일 하단에 박힌 사내 정보의 무단 공유시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다는 경고 문구가 무색할 정도로 회사 내부 얘기를 아무렇지도 않게 쓰는 것 같다. 회사에서 뭘 한다더라, 어느 팀은 이렇다더라, 저 조직은 그렇다더라. 우리는 만날 야근인데, 걔네는 만날 술이나 먹고 이렇더라 저렇더라… 서비스 운영사가 가장 따끈한 기업 내부 정보를 가지고 있는 셈인데, 경쟁사나 투자자들에게 그 정보를 팔아서 수익을 남기는 건 둘때 치고, 그런 정보들오 회사에 손해가 생기게 되면 어쩔 셈인지. 기우라면 기우일 수 있지만 충분히 가능한 일이지 않나.

하고싶은 말이 있으면 그냥 하면 되지 않을까. 그냥 내 목소리로 못할 것 같은 말을 굳이 익명 게시판에 쓰는 이유가 무엇인지. 아무리 익명이다, 비밀이 보장된다 하더라도, 온라인의 모든 행동은 영원히 기록된다. 지운다고 지워지지도 않고, 지우고 싶어도 지울 수가 없다. 온라인에 글을 쓸 때 이걸 써도 될까 말까 아리송할 때에는 글의 대상을 앞에 두고 할 수 있는 말인가 아닌가 여부를 따지면 판단하가 한결 수월해지는데, 이런 생각을 많은 사람들이 하면 좋을 것 같다. 익명이 진짜 익명이 아니란 것도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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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dyway

2014년 11월 11일 , 시간: 8:20 오전

내 경험에 게시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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