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yway

I'm very well : Life of an ordinary programmer

나이를 먹을 수록, 조직이 커질 수록

글을 쓰거나 말할 때 조심스럽게 된다. 혹시 내가 알고있는 게 사실과 다르거나 틀린 건 아닐까, 나 때문에 피해를 보거나 불편한 사람은 없을까 등 생각이 많아진다. 어떤 문제에 직면했을 때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보고, 생각해보려고도 노력한다. 이런 게 나이를 먹으며 경험과 연륜이 쌓여가는 게 아닐까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최근에 이런 얘기를 전해 들었다. A팀에서 배포를 한 후 B팀에서 관리하는 화면이 깨지는 일이 있었는데, A팀에 그 내용을 공유하자 누군가가 그 쪽은 손도 대지 않았는데 왜 그런 얘길 하느냐고 했다고 한다. 내가 운영 서버에 배포한 후에 내가 건드리지 않았던 다른 기능이 동작하지 않는다거나 화면에 이상하게 나올 경우 어떻게 대응하는 게 옳을까?

– 나는 그게 뭔지도 모를 뿐더러 어디 붙어있는지도 몰라요.
– 우리는 그 쪽하고는 무관하지만, 방금 전에 우리가 배포했으니 한 번 같이 보시죠.

거창하게 비즈니스 매너라는 말을 쓰지 않아도 될 상식 수준의 문제다. 우리 팀 배포 후에 문제가 생겼다면 당연히 우리가 문제의 원인을 제공했을 수 있는 거 아닌가. 수 백 명이 지지고 볶는 거대한 애플리케이션에서 내가 개발한 부분의 부작용이 전혀 없다고 딱 잘라 말할 수 있을까. 물론, 똑똑한 IDE와 로컬, 팀 개발, 공통 개발, 스테이징 장비를 거치며 수 없이 테스트를 하기 때문에 웬만한 건 다 걸러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운영 장비에서는 또 모르지 않나. 하다못해 팀원들 모아놓고 데모라도 할라치면 에러가 빵빵 뜨는 게 현실인데, 하루에 수 십, 수 백 만이 이연하는 서비스라면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지는 게 다반사가 아니던가. 일단 같이 들여다보고 정말 무관하다는 확신이 생겼을 때, 그 때 느그들이 잘하면 된다고 얘기해도 늦지 않는다. 이렇게 늦게 얘기할 때에도 기분나쁘지 않게 얘기를 하면 나중에 도움받을 일이 생길 때 껄끄럽지 않아서 더 좋고.

회사가 커지고 내가 속한 조직도 커지면서 많은 사람들과 일을 하다 보니, 말을 할 때에도 메일을 쓸 때에도 실수하는 건 없는지 조심하게 된다. 눈치를 보거나, 기죽어 산다는 게 아니다. 잘난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살아남기 위해 이런 거라도 잘 해야 한다기 보다, 내가 실수할 수 있고, 문제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보는 거다. 그래야 불이 났을 때 초기 대응도 잘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협업하는 동료 이전에 사람 대 사람으로 대하려는 노력을 한다면 모두가 좋지 않을까.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지만 자꾸 잊어버리게 되니 일부러 의식하는 연습이라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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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dyway

2014년 10월 29일 , 시간: 6:20 오후

내 경험에 게시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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