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yway

I'm very well : Life of an ordinary programmer

Archive for 6월 2014

회사에서의 인간 관계

어떤 요구 사항을 받았는데, 이미 구현되어 사용하고 있는 화면에 포함되어 있던 것이었다. 말을 끊지 않고 일단 설명을 다 들어보니 아 이건 정말 하지 않아도 될 일을 하고 있는 것 같다는 판단에,

이미 그 기능은 상세화면에서 확인을 할 수가 있는데, 굳이 새로 엑셀 파일로 다운로드하는 기능을 만들어서 출력을 한 후에 도장을 찍고, 스캔해서 메일로 보내고, 다시 그걸 업로드한 후 상태를 바꿀 이유가 있나요?

라고 말을 했는데… 뭐랄까 회의가 끝나고 난 뒤에도 뒤가 찜찜한 것이 영 개운하지가 않다. 사실 내 질문을 받는 사람을 탐탁치않게 여기는 것도 있지만, 매번 볼 때마다 그런 마음이 커져서 일부러 주위 사람들에게 “나 자꾸 그 사람이 별로에요”라고 알린 후, 나에게 “너 일하는 데 감정적으로 그러지 말아라”라는 충고를 할 수 있도록 유도를 한 적이 있을 정도인데, 오늘 마침 아슬아슬하게 무례함의 경계을 넘지 않은 정도로 말을 한 것 같다.

어차피 같이 일하는 사람이고, 그 역할을 맡을 사람이 당장 충원될 기미도 안 보이는 마당에 굳이 적을 만들 필요가 없는데 왜 자꾸 이러는지 잘 모르겠다. 전임자가 더 일을 깔끔하게 처리해서? 아니면 우리 팀 업무만 전담으로 처리하지 않고, 다른 팀과 겸임을 하고 있기 때문에? 말할 때 목소리가 커서? 우리 팀 사람들과 어울리지 않아서? 특정한 절차를 지키지 않은 막무가내식의 업무를 하기 때문에? … 그 사람이 잘못하는 게 없진 않지만, 팀원들은 다들 잘 지내는데 나만 이렇게 감정을 표현하고, 불만을 표출하는 게 나에게도 문제가 있긴 한 것 같다. 30대 중반에도 이러는 걸 보면 혈기왕성하단 것 보다는 아직 철이 덜 들었다는 게 맞을 듯.

20대 신입 꼬꼬마 때 나에게 고기를 잘 못굽는다며 핀잔을 줬던 사람과 같은 파트이면서도 업무를 공유하지 않았던 파트장, 휴일에 출근하라고 해놓고 정작 본인은 나오지 않던 PM, 파워포인트 파일에 글자하나 수정하는 것도 나를 부려먹으려던 을사의 직원 등 그 동안 내가 싸워온 많은 사람들은 대체로 일도 못하지만 인격적으로 어울릴 수가 없던 사람들이었는데, 지금 회사를 다닌지 거의 1년 간 한 번도 마주쳐본 적이 없는 이런 부류의 사람이 처음 나타나서 옛날의 안 좋은 기억과 같이 트라우마처럼 다가왔는지도 모르겠다.

당장에 내일 회사에 가서 친근하게 인사를 나누고 내 발언의 뉘앙스가 당신의 기분을 나쁘게 했다면 미안하다고 말하진 않겠지만, 업무를 같이 해야만 하는 사람이니까 업무적인 관계로 감정을 최대한 배제하고 대화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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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dyway

2014년 6월 19일 at 9:1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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