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y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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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 하동관

하동관 보통

하동관 보통 곰탕 1만원

8월 15일부터 4일간 뜻하지 않은 연휴를 맞이했다. 아내의 배려로 먹고 싶은 것을 마음껏 먹을 수 있어서 ‘먹자 휴가’를 맞이한 기분.

토요일에 아내가 다니는 신촌의 미용실에 가서 머리를 깎고, 몇 주 전부터 계속 생각이 나던 칼국수를 먹기 위해 명동으로 향했다. 명동 교자에서 칼국수와 만두를 시켜서 밥과 면을 리필해 먹으며 마늘내 풀풀 나는 겉절이 김치를 먹을 생각에 집을 나설 때부터 떨렸다고 해야하나. 명동 교자는 나에게 그런 곳이었다. 신촌에서 지하철을 타고 을지로 입구에 내렸다. 그런데, 명동 교자로 향하는 길목에 하동관이 떠억~하니 보이더라. 몇 년 전에 문 닫는 시간인 줄 모르고 들어갔다가 문전박대를 당한 후로는 갈 생각을 안 했던 곳인데, ‘여름철 보양식’이란 글귀에 현혹이 되어 그만 하동관으로 들어갔다.

자리를 잡기도 전에 계산부터 하라고 해서 카운터에 갔더니 주인장이 보통하나 특하나 두 개에 2만 2천원이라고 말을 한다. 그래서, 특 안 먹고 보통으로 2개 먹을 거라고 말을 하면서 카드를 건넸고, 주인장은 카운터 옆에 아는 사람들이 있었는지 그 사람들과 얘기를 하며 손님은 쳐다도 보지 않고, 결제 싸인도 자기가 알아서 한 후에 카드와 영수증 그리고 식권으로 보이는 종이를 건네줬다. 내 카드와 식권을 받고 돌아서자 다른 직원이 식권을 빼앗듯이 받아갔고, 대체 왜 이런 의미도 없는 식권을 뽑고 빼앗아하면서 일을 하는 걸까라고 생각하다가, 계산하던 사이에 자리 잡은 아내 쪽에 가서 앉았다. 주문이 들어간지 채 5분도 되지 않아 곰탕 두 그릇이 나왔다. 곰탕을 실어온 쟁반엔 흘러 넘친 국물이 흥건했고, 곰탕을 식탁 위에 올려놓던 삼선 슬리퍼를 신은 총각의 손가락이 내 곰탕 그릇에 들어가는지 안 들어가는지 쳐다보고 있었다.

한 숟가락 떠 먹어봤다. 그냥 깔끔하다. 와~ 맛있다!의 느낌과는 거리가 꽤나 멀다. 이곳이 정말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좋아라하는 곰탕의 명가가 맞나 싶었다. 가격이 저렴한 것도 아니고 맛이 뛰어난 것도 아니다. 지금은 없어졌지만 역삼동에 있던 6천원짜리 미령 곰탕이 라는 프랜차이즈 곰탕집이 더 맛있었다. 고기를 세어봤다. 겨우 네 조각이 들어있다. 그나마 하나는 지방 덩어리다. 식사를 하는 동안에 수 많은 사람들이 식당 안으로 들어오는데, 어떻게 이 많은 사람들이 이 식당을 찾는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더라.

결론적으로 맛은 평범하고, 가격은 비싸다. 청결함이나 서비스는 기대하지 않는 게 좋다. 국물 양은 좀 적다 싶을 정도였고, 국 안에 들어있는 밥은 많이 들어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내가 아는 사람이 처음으로 이 곳을 찾는다고 하면, 나는 뜯어 말릴 용의가 있다. 모범음식점과는 꽤나 거리가 멀어보이는 지저분한 식당이 모범음식점이라니. 오래됐다고 전통이 있고, 그래서 맛집이라고 생각하는 게 문제의 시작이 아닌가 싶다. 8천원짜리 칼국수를 파는 명동 교자의 빠릿빠릿한 서비스와 친절함과는 너무 대조적이라 더 기분이 상했을 수도 있다. 아무튼 비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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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dyway

2013년 8월 18일 , 시간: 9:34 오후

내 경험에 게시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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