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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 very well : Life of an ordinary programmer

이력서 공개와 헤드헌터

얼마 전 한 회사의 경력 입사 지원 후 서류 낙방을 뒤로 하고, 평소에 일해보고 싶던 회사를 골라 이력서를 제출했다. 6월 말까지 수시 채용이라 그런지 진행 상황도 그냥 “제출 완료”로만 표시가 되어서 확인할 수가 없고, 10일이 지났는데 아직  연락이 올 기미도 안 보인다. 회사를 나온 상태도 아니라서 다른 몇 군데에 동시에 지원해서 진행하기도 힘들 것 같아 무작정 기다리고 있다. 대신에 소극적 이직 활동으로 잡코리아에 이력서를 올리고 공개로 설정했다. 물론, 이런 식으로 이력서를 공개를 해도 누구나 다 알 만한 이름있는 회사에서는 연락이 오지는 않는다.

이력서의 공개 범위는 서치펌까지로만 설정했고, 연락처는 이메일만 공개했다. 이력서의 전화번호를 공개로 해놓으면, 전화와 문자가 의외로 많이 오고, 이게 한 번 노출되고 나면 향후 수 개월 간 원치않는 연락을 받게 될 수도 있다는 걸 경험으로 알기 때문이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이런 식으로 개인이 공개로 설정해놓은 이력서는 주로 작은 회사들의 대표들이나 인사 담당자들이 이력서를 열람해보고 직접 연락을 주는 경우-내 첫 직장도 이런 식으로 입사를 했었다.-가 많았던 것 같은데, 최근에는 헤드헌터-미국에서는 리쿠르터라는 말을 더 많이 쓴다고-라는 사람들이 그런 역할을 대신 해주는 것 같다.

공개해 놓은 잡코리아의 이력서에는 내 개인 신상에서부터 학력, 경력, 희망 분야, 자기 소개 등 대부분 회사에서 채택하는 이력서 양식을 갖춘 내용이 모두 들어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루에 2~3건씩 날아드는 헤드헌터라는 사람들의 메일에는 내가 이력서에 기술한 경력이나 관심 분야에 대한 내용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회사의 채용 정보를 있기도 하고, 그와 더불어 자신들의 양식에 맞게끔 이력서를 다시 작성해서 보내달라며 파일이 첨부되어 있기도 하다. 그렇게 첨부된 그들만의 양식이라고 해서 남다른 게 있는 것도 아니다. 잡코리아의 양식과 별반 차이가 없다. 구직자를 회사에 소개시켜주고 돈을 받는 사람들이 왜 공개해놓은 이력서를 읽어보지도 않고 무조건 그렇게 메일을 보내며, 일면식도 없는 사람한테 주변에 적합한 사람이 있다면 추천을 해달라는 말을 쓸 수 있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헤드헌터의 수입은 얼마나 될까. 직접 아는 사람이 없어서 알 수는 없지만, 수퍼 능력자나 임원급 뿐 아니라 일반 직원들도 헤드헌터의 소개로 이직을 많이 하는 걸 보면 먹고 살기에 힘들 정도는 아닐 것 같다. 보통의 개발자보다 훨씬 더 많이 벌 거 같기도 하다. 헤드헌터를 통한 지인의 이직 케이스나 나에게 연락이 오는 케이스를 보면, 아무나 헤드헌터를 한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그 중에서 정말 자신이 일했던 분야의 전문 지식을 사용을 해서 구직자의 니즈를 파악해서 좋은 회사와 잘 매칭해주는 역할을 한다면 구직자도 그 사람을 찾고, 구인을 하는 회사에서도 찾게 되는 경쟁력있는 헤드헌터가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하긴, 말이 쉽지 실제로 자기 경력을 이용해서 사람 하나 하나 매칭해가면서 리쿠르팅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겠나. 이력서도 제대로 보지도 않고 메일 보내는 사람들이 부지기수인데. 며칠 전에 받은 이력서에는, 양식에 맞출 시간적 여유가 없다면, 그냥 작성된 이력서를 “Copy & Taste” 해달라고도 써 있었다. 이걸 보고 어떻게 이런 사람한테 이력서를 보내겠나라는 생각과 IT 업체가 많은 가산 디지털 단지나 구로 디지털 단지에 “Coffee & Taste” 라는 커피가게가 생기면 재밌겠다라는 생각이 동시에 들더라.

* 이 글을 써 놓고 2주를 묵혀두었는데, 그 사이에 친구의 소개로 연락이 닿은 선배를 통해 선배가 다니는 회사에 원서를 넣고, 코딩 테스트를 봤고, 면접 날짜가 잡혀서 곧 면접을 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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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dyway

2013년 6월 24일 , 시간: 11:00 오전

내 경험에 게시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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