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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 very well : Life of an ordinary programmer

첫 아이엘츠 시험을 치르고

첫 아이엘츠 시험을 마치고 집에 가는 길.

오늘 아침 8시 50분에 오리엔테이션을 시작으로 시험이 시작한다는데, 무려 50분 전인 8시까지 오라는 문자를 지난 금요일과 화요일, 그리고 오늘 아침까지 세 번이나 계속 보내더라. 그래서 8시에 맞춰서 시험 장소에 갔고, 다들 문자를 받아서인지 이미 많은 사람들이 와 있었다.

8시가 되자 안내 요원의 지시에 따라 시험장 안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먼저 가방을 맡기고, 사진 촬영을 한 후, 지문 채취를 했다. 처음 치르는 입장에서는 정말 유난떤다는 느낌을 지울 수는 없었지만, 시키는 대로 해야지 뭐 방법이 있나. 게다가, 다음 회차 시험부터는 국내용 신분 증명-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은 사용을 못하고 오로지 여권만 신분 확인 수단으로 사용한다고 한다. 진짜 유난스럽다. 아무튼, 그렇게 지문을 등록하고 시험장 입실하기 전에 신분증 검사를 다시 하고 주머니도 검사하고 시험장으로 들어갔다. 손에는 연필과 샤프, 지우개만 들고 입장. 그 때 시간이 8시 15분. 35분을 멍때리며 앉아있었다. 이미 시험을 많이 봐 본 사람들은 8시 30분 쯤에 도착해서 느긋하게 하는 것 같았다.

평소대로만 하면 괜찮겠지? 스피킹이 정말 문제다 싶었는데, 이게 웬 걸. 리스닝부터 멘붕이 왔다. 하나도 안 들린다. 뭐라고 했지? 뭐에 대한 얘기지 이게? 시작하기 전엔 전혀 긴장하지 않았는데, 앞에 몇 문장을 못 듣고 나니 뒤에 내용도 귀에 들어오질 않았다. 어지러웠다.  2000년도 수능 1교시 언어 영역 평가에서 종료 5분을 남겨두고 답안지를 밀려쓴 걸 알았을 때만큼 혼란스러웠다. 그냥 망한 것 같은 기분이었다.

반면, 리딩은 지문도 쉬웠고, 끝까지 모든 문제를 두 번씩은 봤다. 거의 정답을 적은 것 같은 느낌이었다. 많이 틀려야 서너 개 정도? 그래서, 더 불안하기도…

그리고, 다시 라이팅에서 멘붕. 이건 책에서도 봤던 주제였다. 기술의 발전이 인간에게 여유를 줬는지, 반대로 더 바쁘게 만들었는지에 대해 논하라는 거였다. 하지만, 잘 떠오르질 않더라. 내 생각을 써야하는데 시험 대비 책을 봐서 그런가 자꾸 틀에 짜여진 형식을 떠올리게 되고, 다 쓰고 나서 보니까 이건 내 글도 아니고 문제지의 모범 답안도 아닌 글이 되어 버렸었다.

리스닝-리딩-라이팅 까지 마친 시간이 12시 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고, 오후 1시 이후에 스피킹 시험이 개인별로 정해진 시간에 이뤄진다고 했다. 나는 오후 1시 40분에 시험 시간이 잡혀서 비교적 빠르게 볼 수 있던 것 같다.

점심 시간에 배도 별로 안 고프고 밖에 골목길에 앉아서 햇볕 쫌 쬐다가 스피킹 배정 시간 30분 전에 대기실로 들어왔다. 그리고 본 대망의 스피킹 시험. 또 다시 멘붕을 겪었다. 두둥. 휴머노이드와 대화하는 기분이었다. 자리에 앉자마자 15분 정도 걸릴 거고 녹음을 할거야. 자 시작할께~ 이러더니 일반적인 질문부터 쏟아내기 시작. 15분은 정말 빠르고, 나는 무슨 말을 했는지는 알겠는데 완벽한 문장을 만드는 데에는 거의 실패한 것 같았다. 채점자 입장에서 보면 사용하는 단어는 중급인데, 문장 완성력은 초급인 걸로 보일 수준이라고 할까. 도무지 할 말이 떠오르질 않아서 애를 먹었다. 채점자가 그만~하라고 할 때까지 떠들어대야 점수가 높다는데… 그냥 좋은 경험 한 걸로 생각해야 겠다고 체념할 수준이었다.

시험 성적은 13일 뒤인 5월 29일 부터 2주 동안 온라인으로 확인 가능하다고 한다. 그 이후에는 볼 수 없다고 하고, 우편이나 영국 문화원에서 종이 성적표는 받아갈 수 있다고.

성적표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영어 공부에 대한 의욕을 불태우기엔 충분했다. 어쨌거나 나는 아이엘츠 점수가 필요하고, 다음에 볼 때에 이번 스피킹 시간에서와 같은 굴욕을 다시 맛보지 않기 위해서는 꾸준한 말하기 연습이 필요하다는 걸 절실히 느꼈다. 영어에 대한 자신감이 부족한 상태에서 아이엘츠를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먼저 한 번 쯤은 시험에 응시해보는 보는 게 도움이 될 것 같다. 왠만큼 영어를 잘 한다면 굳이 예비로 응시할 필요는 없이 본 시험을 보면 될 것 같다.

한 줄 요약 : 망했지만, 한 번 경험해 본 거라고 생각하자. 그래야 마음이 편하…지 않아. 또 볼 생각하니까 숨이 막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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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dyway

2013년 5월 16일 , 시간: 2:26 오후

내 경험에 게시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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