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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 very well : Life of an ordinary programmer

직장인을 위한 점심 메뉴 선택 도우미

한 달 전쯤이었을 게다.

내가 참여하고 있는 프로젝트의 사무실을 이사한 후로 탕비실에 전자렌지가 없어졌다. 그래서, 그 전에는 도시락을 싸와서 전자렌지에 데워 먹곤 했는데, 찬 밥은 먹기 싫고 보온 도시락은 무겁고 해서 도시락을 싸오지 않고 있었다. 전자렌지를 발견할 때까지 2주일 정도 점심을 나가서 먹게 되었는데, 새로 이사온 사무실 주변엔 유난히도 식당이 적은 편이라 점심시간마다 나가면서 무엇을 먹을까 고민을 하기 일쑤였다. 하루는 어떤 식당-도무지 어떤 식당이었는지 조차 기억이 안 날 정도로 기분이 나쁜 정도의 식당-을 갔었는데, 점심을 먹고 6천원인가 7천원을 내고 나오면서, ‘아 정말 이 사람들은 날로 돈을 먹는구나. 이딴 걸 음식이라고 만들고 팔다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서대문역 근처에 있는 ‘부림’과 ‘몽뚜르’ 그리고 이사 전 사무실 근처의 ‘서울촌뚝배기’에 버금가는 극악의 음식 퀄러티라고 생각했다.

그 때 든 생각이었다. 직장 동료들끼리 식사를 할 때에는 누군가 한 명이 돈을 걷어서 내고, 나머지 사람들은 밖에서 보통 기다린다. 식사를 하러 간 멤버들이 모두 식사를 마칠 때까지 기다리기 마련이다. 그 기다리는 시간 동안에는 거의 다들 휴대폰을 만지작 거린다. 맛있는 점심 먹으러 나와서 왜 이런 고통을 당해야 하는 걸까. 맛집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다. 최소한 폭탄만 피해보자.

어떻게 하면 좋을까 생각했다. 점심을 먹고, 앱을 실행한다. 자기 위치 근처의 식당 목록이 나오고 내가 먹은 메뉴에 대한 짤막한 평가를 한다. 사진을 첨부할 수도 있고, 코멘트를 달 수도 있지만, 단순하게 별점 평가를 한다. 복잡하거나 기능이 많을 필요는 없다. 로그인은 기존 소셜 네트웍의 계정을 그대로 가져다 쓰면 해결되고, 무조건 간단함을 컨셉으로 가는 게 중요할 것 같다.

개인별로 모아진 정보는 결국 나를 위한 점심 메뉴 추천 정보로도 사용이 가능하고, 나와 비슷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에게 제공되는 정보로도 사용된다. 내가 좋아하는 음식은 한식인지, 중식인지, 양식인지, 한식 부페인지, 탕인지, 찌개인지, 내가 주로 가는 식당에 언제 갔었는지를 알 수 있다. 다른 사람들은 특정 지역의 평점 순으로 볼 수도 있고, 특정 사용자의 평가를 볼 수도 있다. 무조건 악평만 남기거나, 호평만 남기는 사용자의 평가는 가치가 없는 것으로 판단할 수도 있기 때문에 평가자에 대한 평가 역시 중요할 것이라고 생각. 비슷한 음식 종류를 좋아하는 사람들끼리의 평가 결과를 분석하면 더 좋은 추천 정보를 제공할 수도 있고, 일단 그런 식으로 집단이 형성되면 업주들을에게도 마케팅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게끔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을 것 같고.

이런 서비스의 수익 모델을 계산할 때에 반드시 들어가는 게 할인, 결제 이런 건데, 개인적으로 할인이 들어가게 되면 질이 반드시 떨어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장난 삼아 생각한 서비스지만 수익모델을 가지고 올 때에는 개개인을 대상으로 하는 수익모델 보다는 어떤 집단이 형성되었을 때 그 집단을 대상으로 하는 광고 효과 등을 노리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그 날 점심 이후로 한 반나절 동안 고민해서 이 정도로 정리를 했었고, 주변에 몇몇 지인에게 이런 거 어떻겠느냐고 알려줬더니, 한 명은 누가 귀찮게 그걸 하고 있느냐고 하고, 다른 사람은 그거 괜찮아 보인다며 내가 젊었다면 당장에 시작했겠노라고 우스갯소리를 하더라.

결국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아무 것도 시작하지 않고 그렇게 지나가고 있었는데, 그저께 구글 리더를 보다가 내 생각과 비슷한 부분이 있는 서비스를 만들고 있는 팀이 있다는 것과 이미 개발이 70%가까이 되고 있다는 기사를 접했다. 이제는 이런 기사를 보면, 안타깝다는 느낌보다는 나랑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구나 또는, 내 생각이 시장에 먹힐만한 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안도감이 들기도 한다.

실천하지 않는 아이디어는 소용이 없다는 글을 쓴 지 이제 석 달이 지났다. 이제 개발용 노트북도 생겼고-히히- 뭔가를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개발을 하지 않더라도, 이렇게 계속해서 글을 남기는 것도 괜찮은 것 같으니, 행동으로 못 옮긴다고 해도 아쉬워하거나 자책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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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dyway

2013년 3월 18일 , 시간: 9:20 오전

2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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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개발장비도 생겼고 이제 아이디어를 결과물로 만드는 일만 남은거임!!

    윤종민

    2013년 3월 21일 at 6:17 오후

    • 결과물을 뽑아내야함!

      dyway

      2013년 3월 22일 at 10:53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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