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yway

I'm very well : Life of an ordinary programmer

자동문

프로젝트를 하는 사무실이 바뀌었다. 위치는 비슷비슷 했지만, 건물이 달라 이사업체를 통해 짐이 옮겨졌다. 새로 이사한 사무실은 이전 사무실보다 환경이 더 좋지 않다. 앞, 뒤 간격은 좁아지고, 뒷자리에는 이어폰 꼽고있는 개발자들이 아니라, 개발자들이 수시로 찾아와서 2~30분간 기능을 물어보는 기획자들 자리다. 개발자로 보이는 사람들이 매일같이 찾아와서 물어보는 걸 보면, 문서를 잘 못만드는 기획자들이 아닌가 싶다. 알고보니 내 첫 직장의 형제회사라는 데에 놀라기도 했지만.

아무튼, 내가 있는 층에는 총 세 군데의 자동문이 있는데, 내 자리가 있는 쪽의 문은 이사 후에 계속 열려있었고, 내 자리가 있는 반대편 쪽 두 곳의 문은 정상 동작하고 있었다. 밖에서 안으로 들어올 때에는 지문을 대고 들어올 수 있고, 안에서 나갈 때에는 버튼을 누르면 문이 열리는 구조이다.

오늘 아침에 엘리베이터에서 내려보니 문이 닫혀있었다. 뒷자리에 왔다 갔다하는 사람들에 열린 문을 통해 들리는 엘리베이터 소리까지 정말 거슬렸었는데, 오늘은 날이 추워서 드디어 닫았나보다 생각했다. 그런데, 지문을 대보니 열리질 않는다. 지문 인식은 정상적으로 되는데 문이 움직이질 않는다. 혹시나 해서 손으로 열어보니 열린다. 잠금 해제는 되어있고, 동작은 하지 않았던 것이다. 나보다 먼저 출근해있던 사람이 한 명 더 있었는데, 그 사람이 닫아놓은 것 같았고, 나도 사무실로 들어오고 난 뒤에 문을 다시 닫아놨다.

이후에 출근하는 사람들이 밖에서 지문을 대는 소리가 들린다. 그런데, 두 번 정도씩 확인을 해보고도 문이 열리질 않자, 반대편으로 돌아서 사무실로 들어오는 것 같았다. 단 한 명의 사람도 손으로 자동문을 열 생각을 하지 않는다. 사무실로 들어와서 자리로 가기 전에 밖으로 나갈 때 누르는 문 여는 버튼을 눌러도 동작하지 않자 그냥 고장난 줄로만 아는 것 같았다.

그렇게 4~50분이 지나고 나서야 어떤 사람이 드디어 손으로 닫혀있던 문을 열고 들어왔다. 다른 문으로 사무실에 들어온, 그 사람의 동료들은 신기하다는 듯 어떻게 문을 열었느냐고 물어보고, 손으로 문을 연 남자는 그냥 계속 열려있던 문이 닫혀있으니까 열리지 않을까 해서 열어봤는데 열리더라고 얘기를 했다.

닫힌 자동문을 손으로 열어보는 것과 반대편 다른 문으로 돌아서 들어오는 것, 어느 것이 맞고 틀림의 문제는 아니지만 뭔가 생각할 거리를 안겨주는 게 아닐런지. ‘왜 항상 열려있던 문이 갑자기 닫혀있을까’라고 의심을 했다면 손으로 열어 보려는 시도는 하지 않았을까. 이런 건 아주 작은 문제이지만, 본인에게 어떤 영향을 줄 수도 있는 상황이 벌어져도 아무 의심없이 그대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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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dyway

2013년 2월 7일 , 시간: 1:07 오후

내 경험에 게시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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