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yway

I'm very well : Life of an ordinary programmer

실천하지 않는 아이디어는 소용이 없더라.

지금까지 내가 참여했던 프로젝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건 2009년의 프로젝트이다. 업무 자체에 대한 것보다는 함께 일했던 사람들이 너무 좋았다. 내가 있던 팀은 총 다섯 명이었고, 지금까지 만나본 PL중 가장 똑똑하게 일처리를 하시던 분, 개발을 잘 할 수 있게 지도해주시던 Sub PL, 프로그래밍 실력 늘리기에 열을 올리던 동료와 너무 성실하던 프리랜서로 이뤄져 있었다. 그 프로젝트를 발주한 회사는 여전히 운영 중이긴 하지만, 많이 활성화시키지는 못해서 그런 게 있는 줄 아는 사람도 거의 없다. 게다가, 프로젝트 이름에 있는 ‘플랫폼’이라는 게 무색할 정도로 외부에서 사용하는 예가 없다. 한 마디로 잘 된 프로젝트는 아니었다.

그 때에 PL이나 내 사수인 Sub PL께서 항상 음료 타임을 주도했었다. 다들 출근하고 난 오전 9시 반이나 한창 나른한 오후 서너 시 쯤에 건물 지하에 있는 커피숍이나, 옆 건물에 있는 편의점에 가서 간단한 음료나 간식을 나눠 먹으며 일상 생활 얘기도 하고, 업무 얘기도 하곤 했다. 그 전에 참여했던 프로젝트에서는 동료들과 간식을 먹거나 커피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는 시간을 가져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회사원들이 그렇게 많은 음료수를 마시며, 업무 외적인 얘기를 많이 하는지 몰랐었다. 매일 그런 시간이 늘어가면서 서로 얘기도 많이 하게 되어 조금은 더 가까워진 듯한 느낌이 들었고, 일하는 데에도 나쁘게 작용한 것 같지는 않았다.

아무튼, 거의 매일같이 편의점을 들락거리며 든 생각이 편의점에서 진행하는 프로모션 정보를 모아보면 어떨까 싶은 것이었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편의점에는 항상 1+1, 2+1, 50% 할인 등의 프로모션이 진행 중이었다. 언젠가 한 번은 G편의점에서는 1+1 프로모션을 하고 있던 음료를 M편의점에서는 정상가로 판매하는 경우를 보았기 때문에 어차피 써야할 돈이면 프로모션하는 쪽으로 가는 게 낫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고, 내 주변에 있는 편의점에서 진행하는 프로모션 정보를 미리 알 수 있다면 더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당시만 해도 편의점 프로모션 정보를 공유하는 곳은 온라인 커뮤니티의 지유 게시판 정도라고 할까, 그런 수준이었다.(사실, 지금도 크게 달라진 것 같지는 않다.) 직장인들끼리 회사 근처의 편의점 프로모션 정보를 서로 공유하고, 다른 사용자가 올린 정보가 진실인지 거짓인지 판별하고, 정보를 서로 수정하고, 추천하고, 퍼 나르는 방식을 생각했었는데,  당시 모바일 열풍이 불기 시작한 때여서 기왕 만들게 되면 앱도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었다. 단순한 절약의 의미와 정보 공유를 넘어서서,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면 편의점 운영 업체나, 점주들에게 프로모션을 진행할 수 있는 공간을 내어주면서 수익을 얻을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생각”만”하고 실제 행동으로 옮기지는 않았다.

최근에 스타트업 구인 구직 사이트에서 구경하다가 편의점 정보를 모두 모아 편의점 정보 관련 앱을 만든다는 글(http://smle.net/197)을 접했다. 그리고, 검색해보니 이미 앱(와라! 스마트 편의점 : https://play.google.com/store/apps/details?id=kr.co.skoopmedia.smartconv&feature=search_result#?t=W251bGwsMSwyLDEsImtyLmNvLnNrb29wbWVkaWEuc21hcnRjb252Il0)으로 출시가 되어있는 상태였다. 설치를 해보니, 내가 생각했던 것과 비슷한 면도 있더라. 많이 활성화는 안 된 것 같은 느낌이었다.

행동하지 않으면 아무런 결과도 얻을 수 없다. 조금이라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면, 일단 시작을 해봐야한다. 시간이 흐른 뒤에 그 때 한 번 해볼 걸이란 후회를 해봐야 소용이 없다는 걸 다시금 느낀다. 그런데, 아무 것도 하기 싫은 무기력증에 빠진지 벌써 두 달이 넘은 것 같은데… 여전히 빠져나올 수 있을 법한 기미가 안 보인다. 회사 일은 정말 재미가 없고, 뭔가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올라도 구현 자체가 귀찮아지는 느낌도 그렇고. 이런 적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은데 기간이 너무 길어지니까 불안해지기까지 하다.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을 때까지는 이런 식으로 옛날에 생각했던 아이디어들, 그리고 이미 서비스가 되버린 것들을 찾아서 살펴보는 것도 좋겠다 싶어서 이렇게 남겨본다. 다음에는 봄에 여행하면서 이런 거 있었으면 좋겠다 싶었던 것에 대해 적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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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dyway

2012년 12월 10일 , 시간: 7:33 오전

3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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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개발을 잘 할 수 있게 지도해주시던 Sub PL(Larry).

    주드가 날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어. 우왕~~~ 대박.
    참 새롭다 OSP하던 그시절 이야기를 여기서 보니.

    그때 주드는 아이디어 공장이 였는데…
    아직 살아 있나?

    화이팅~~~

    Larry

    2013년 1월 16일 at 4:35 오후

    • 반쯤 살아있네예~

      dyway

      2013년 1월 17일 at 3:24 오후

  2. […] 실천하지 않는 아이디어는 소용이 없다는 글을 쓴 지 이제 석 달이 지났다. 이제 개발용 노트북도 생겼고-히히- 뭔가를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개발을 하지 않더라도, 이렇게 계속해서 글을 남기는 것도 괜찮은 것 같으니, 행동으로 못 옮긴다고 해도 아쉬워하거나 자책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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