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yway

I'm very well : Life of an ordinary programmer

Archive for 5월 2012

신입 개발자에게 조언하기

지난 직장에서 신입사원도 그렇고, 현 직장에서도 윈도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다가 이직해서 웹 개발을 처음 하는 동료도 그렇고, 자꾸 나에게 이 분야의 일을 처음으로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앞으로 하게 될 일과 관련된 일종의 가이드를 해 주라는 걸 보니 나도 이제 일을 배우기 시작하는 사람들을 챙겨야하는 위치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이 흐를 수록 이런 일은 점점 많아질 것 같다.

무슨 얘기를 해줄까. 무슨 프로젝트 경험담? 프로젝트 하면서 있었던 이런 저런 에피소드? 점검하면서 철야한 얘기? 제일 날 싫어했던 상사 얘기? 기술적인 얘기?

대체 무슨 말을 해주어야 듣는 사람 입장에서 도움이 될 수 있을까 고민을 하다가 떠오른 게 기술만 바라보지 말고 서비스를 많이 접해보라고 얘기해주는 것이었다. 기술을 주로 다뤄야 할 개발자에게 이게 무슨 소리인가 싶을 수도 있지만, 나의 경험들을 잘 설명해주면 분명히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이런 얘기들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지금까지 만나본 개발자 중에는 개발에만 관심이 있고, 그 기술로 만들어지는 서비스에는 관심이 없는 경우가 적지 않게 있었다. 예를 들면 이런 거다. 대형 인터넷 쇼핑몰을 만드는 데 인터넷 쇼핑을 하지 않는 개발자, 극장 시스템을 만드는 데 극장을 안 다니는 개발자, 소셜 네트웍 서비스를 개발하고 운영하는 데 소셜 네트웍 서비스를 사용하지 않는 개발자. 물론 개발자니까, 기술적인 부분에 좀 더 관심이 가는 것은 맞겠지만, 기술 외적인 부분에 있어서의 관심도가 너무 낮고 자신이 맡은 부분만 주로 파고 있다 보니 좀 더 넓은 시각을 가질 수 기회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너무 좁은 범위에만 집중을 해서 시야를 넓힐 만한 좋은 기회들을 놓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안타까움을 느꼈었다.

그래서 나는 처음 일을 시작하는 이들에게 우리가 개발자라는 건 모두가 다 아는 거고, 우리가 일하는 것과 관련된 기술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도 모두가 다 아는 일이니, 우리가 만들어야 할 서비스는 어떻게 돌아가는 것인지, 기획자는 어떤 생각을 할 지, 우리의 고객들은 어떻게 이런 것들을 바라볼 것인지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그런 관점을 키울 수 있으면 좋겠다고 얘기를 해 주고 있다. 이제 겨우 두 명에게 이런 얘기를 전해 봤지만, 그 두 명은 모두 내가 쓸데없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내 생각에 동의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

이와 더불어 권하는 것으로는 뉴스를 많이 접하라는 것이 있다. 보통 이 분야에 첫 발을 내딛는 경우 구직자의 신분으로 면접에 대비한다면서 전자신문, 디지털타임스, 아이뉴스와 같은 언론을 접하곤 하는데, 그 습관을 꾸준히 가져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또한, 그렇게 많이 알려진 언론들과 더불어 블로터닷넷이나 지디넷벤처스퀘어나, 테크잇밸리 인사이드 같은 곳도 챙겨보기를 추천하고 있다. 온오프믹스에 자주 올라오는 개발자 오프라인 모임과 스프링유저그룹과 같은 온라인 모임, 포털에서 운영하는 개발 블로그, 각 분야에서 유명한 개발자의 블로그도 함께 추천을 하지만, 내가 선호하는 사이트 위주로 소개를 해서인지 나중에 봐도 챙겨보는 모습은 볼 수 없었다.

어차피 자기 개발은 스스로가 하는 거다. 나는 단지, 먼저 그 길을 지나온 입장에서 이러저러한 것들이 있으니 많이 챙겨 보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을 해 주는 것 밖에 없다. 시험 예상 문제를 알려주거나 문제집을 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님을 직시하고 좀 더 적극적인 자세로 임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질 수밖에 없다. 강요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위의 두 가지 외에 전 직장에 근무하시는 분의 블로그에서 신입사원 교육의 일환으로 사용하는 방법을 읽었는데, 이건 꼭 신입이나 이제 일을 배우는 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정보를 접하기를 좋아하고, 정리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해봐도 좋을 듯한 내용이다. 내 경우에도 넓은 분야에 걸쳐 많은 정보를 접하고 관심이 가는 부분은 조금 더 찾아보는 편인데, 직장을 옮기면서 이런 식의 기술 뉴스, 그러니까 구루의 기술 뉴스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조금은 가볍게, 대략적인 기술과 서비스의 트렌드를 사내 직원들과 공유할 수 있는 정기 이메일 발송은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마지막으로, 요즘에 가장 인기가 있거나, 핫하게 떠오르거나, 이슈가 많이 되는 서비스들 예를 들어, Facebook, Twitter, Pinterest, LinkedIn, Prezi, Path(적고 보니 다 좀 오래되고 SNS 위주가 되긴 했지만, 예를 들자면..)와 같이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는 것들을 목록으로 적어서 둘러보기를 권한다. 특정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나와 온라인으로 인맥을 맺자는 게 아니라 수 많은 사람들이 관심있게 지켜보고, 즐겨 사용하는 서비스들이 어떻게 구현이 되었을까라는 생각을 한 번쯤은 해보길 바라는 의미이다.

개발자는 길게 보고 멀리 가면서, 빠르게 반응할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하나에 꽂혀서 깊게 파고 들어가는 것도 필요할 수 있지만, 지금 내가 하는 일 말고도 또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을까 찾아볼 줄도 알아야 하고, 어떤 게 앞으로 대세가 될 수 있겠다라는 판단도 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처음 일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깊이에 대한 얘기보다 다양한 서비스, 다양한 정보, 기술, 뉴스 등을 접하기를 권하는 데에는 이런 생각에서이다.

* 기술적인 부분이야 접할 기회가 많이 있으니까 뺀 겁니다…는 훼이크고 본인 내공이 딸려서 정도껏만 하고 있네요.
* 혹시라도 신입 개발자들에게 본인은 이런 식으로 가이드를 한 적이 있다거나, 본인이 신입 개발자인데 어떤 방향으로 가이드를 받는 게 더 나았다거나 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댓글이나 트랙백, 핑백 남겨주시면 도움이 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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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dyway

2012년 5월 18일 at 3:51 오후

내 경험, 요즘 생각에 게시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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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메일 주소 신중하게 결정하기

회사 생활을 하면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메신저와 이메일을 들 수 있다.
메신저는 보통 어느 정도 서로 간에 어느 정도 연락을 취한 다음에 사용하는 수단일 경우가 많고, 보통 대면한 적이 없거나 처음으로 업무와 관련된 협의를 할 때에는 이메일을 많이 사용하곤 한다.
진지한 자세로 중요한 메일을 작성한 후 발송하기 전에 상대방의 이메일 주소를 검색해 봤는데, 이메일 아이디가 “rozh99@” 이거나 “zkfxhlrms@” 과 같다면, 메일을 작성한 사람이 어떤 느낌을 받을까.

업무를 하며 메일을 주고 받을 사람들에게 자신의 이메일 주소를 각인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건 놀이가 아니라 비즈니스이다.
본인의 이름을 줄여서 사용하거나, 자신이 생각해 온 영문 이름을 사용하거나, 본인의 특징을 살려 메일 주소를 결정하는 것은 좋은 방법일 수 있다.
하지만, 아무 뜻도 없이 단순하게 한/영 자판을 거꾸로 사용해서 메일 주소를 만든다거나, 장난 식의 영어 단어를 사용하는 것은 일면식도 없는 사이에 신뢰를 떨어뜨리는 데 일조할 수 있으며, 상대방으로 하여금 기분이 나쁘게 만들거나, 비속어가 섞인 이메일 주소를 사용하는 것은 메일을 보내는 사람과 함께 받는 사람들 모두를 기분 나쁘게 할 수도 있다.

개인 메일이야 메일 주소를 변경하거나 새로 생성하면 쉽게 해결이 가능하지만, 업무 메일의 경우 회사를 입사하면서 신청을 하고 그에 따라 부여받는 것이 일반적이므로 업무 메일로 사용하는 이메일 주소에 대해서는 평소에 생각해두는 게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갑자기 한영 자판 뒤집어진 메일 주소를 치다가 ‘이건 좀 그래…’라는 생각이 들어 남겨본다.

Written by dyway

2012년 5월 14일 at 3:58 오후

내 경험, 요즘 생각에 게시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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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퇴사를 했다.

1년 3개월 만이다. 퇴사를 진행하면서 느낀 점을 적어본다.

첫 번째 회사는 100인이 조금 넘는 규모였고, 두 번째 회사는 1300인이 넘는 규모였다.

첫 회사는 외부 프로젝트를 주로 했다. 두 번째 회사로 이직하기로한 시기는 프로젝트에서 내가 맡은 부분의 개발이 끝나가는 시기와 비슷해 졌을 때였다. 나에게 주어지는 업무가 거의 끊겨갈 때 즈음에 눈치를 살짝 보다가 PL에게 말씀드리고, PL이 PM과 회사로 알린 다음에 PM, 부사장, 사장과 면담을 했다. 회사에 있는 동안에 고생했다며, 퇴사를 하던 날에는 “유학 잘 다녀오라”는 얘기와 함께 식사를 하고 인사를 드릴 수 있었다. 입사 후에 주어진 것이라고는 노트북과 모니터 뿐이라 반납할 것이 적었다. 개인 비용으로 지출한 야간 택시 요금과 회사에서 지원하는 도서 구입비, 야근 식대만 따로 정산하면 됐다.

두 번째 회사는 규모가 있다보니 퇴사 전담 직원이 따로 있었다. 또, 재벌 그룹 계열사의 자회사라 그런지 입사하면서 받은 게 꽤 많아서 반납할 것도 많았고, 체크해 볼 것도 많았다. 복지 카드로 사용하는 법인 카드, 태블릿PC, 그룹 계열사 신용카드, 휴대폰 요금 지원금, 외부 프로젝트가 없기 때문에 노트북PC 대신 지급받은 데스크톱PC와 모니터 두 대. 퇴사하는 과정에서는 태블릿PC와 데스크톱PC 셋트는 장비 관리를 해 주는 사무실에 그대로 가져다 주면 됐고, 그 외의 비용과 관련된 부분은 ERP와 연동하여 자동으로 처리가 되는 듯 했다. 회사에서 연 회비를 지원해주는 그룹 임직원 신용카드는 연 회비가 입금되는 6월 말까지 사용할 수 있다고 하고, 복지 카드에 적립되어 있는 복지 비용은 일할 계산되어 퇴직금에서 빠지거나 더해진다고 한다. 휴대폰 요금 지원금도 일할 계산되어 퇴직금과 함께 입금이 된다고. 특이한 점은 재직 중일 때에는 휴가를 다 쓰지 않아도 나오지 않는 연차보상비가 퇴직할 때에는 나온다는 것이었다.

장비를 반납하는 과정에서는 소모품인 키보드와 마우스를 함께 반납하라는 얘기를 하더라. 키보드는 원래 쓰던 것이 있어 박스 그대로 보관하고 있었으나, 마우스는 다른 팀원에게 준 상태였다. 소모품을 왜 반납해야하는지 납득이 되질 않아 계속 통화를 해 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재산으로 등재가 되지 않은, 반납받는 쪽에서도 소모품인 걸 알고 있는 상태에서 한다는 말이 지급을 할 때에 셋트로 지급을 했기 때문에 고장이 난 거라도 셋트로 반납을 해야 한다는 이상한 말을 하더라. 그러면, 키보드와 마우스가 고장이 났을 때에도 새 것을 지급을 해 주느냐고 물어보니 그건 아니란다. 내 돈을 주고 산 거를 반납하라는 거다. 말이 통하지 않았지만, 퇴직자 특유의 굽신거림으로 마우스는 주지 않고 퇴사할 수 있었다. 도저히 이해가 가진 않지만 이런 걸로 돈을 지불하고 싶은 생각이 없었으니까.

퇴사 프로세스는 두 번째 회사가 확실히 많이 복잡했다. 첫 직장은 회사가 워낙에 소규모(20인 규모)일 때 처음으로 뽑은 신입 사원으로 들어가, 경영진과도 친분이 있는 상태였고 워낙에 수평적인 조직 문화가 있어서 직접 얘기하고 진행하면 되는 거였다. 반면에 두 번째 회사는 팀장 2회, 본부장, 인사팀 퇴직 담당 직원과 면담을 해야 했고, 퇴직 프로세스에 스톡 옵션이니, 업무 택시 카드니, VPN 계정 담당이니, 교육비 지원 여부니, 채용 사이트 계정 삭제 여부니… 이런 것들을 총 각기 다른 5개 층에 근무하는 업무 담당자 8명에게 해당 내용을 확인-계정 및 권한 회수, 비용 환수 등- 후 서명을 받아오는 과정이 있었다. 해당 사항이 없으면 없다고 확인을 해야 한다고 했다. 업무 담당자에게 서명을 받으러 가서 본 확인 과정은 정말 간단했다. ERP나 본인들 업무 전용 사이트에 접속해서 해당 내용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게 전부. 이 간단하면서도 어처구니 없는 확인 작업을 위해 거의 두 시간을 넘게 돌아다니며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서명을 받아야 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며, ‘왜 이 회사는 퇴사하는 사람에게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것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부 고객인 직원을 상대적으로 소홀하게 다루는 경우는 이전에도 많이 있었다. 회사에서 제공하는 주요 서비스와 관련된 내용 또는 회사와 관련된 소식을 뉴스나 외부 지인을 통해 접하게 되는 경우가 그런 것인데, 퇴사할 때까지도 내부 고객인 임직원에게 이와 비슷한 소홀함을 느끼게 해주고, 불편함을 안겨주는 이유가 뭔지 궁금할 따름이다. 한 번 퇴직한다고 해서 다시 안 볼 사람들도 아니고, 회사에 다니면서 손해를 끼친 사람도 아니고, 어제까지 우리는 한 배를 탔으니 힘차게 노를 저어가자며, 한 식구 운운하던 사이였는데, 퇴사하면 뭐 남남이니까 그냥 뒤도 돌아보지 말고 가라는 얘긴가 싶기도 했다. 게다가, 재직 중일 때에는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 너무 많았다. 미사용된 복지카드 비용이 환급된다던지, 미사용 휴가는 휴가보상비로 지급이 된다던지 하는 등의 내용은 공유된 바가 없었다. 주변에 있는 회사를 오래 다닌 분들도 처음 알았다는 분들이 많이 있었다.

퇴사 프로세스에 대한 취지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임직원도 있었다. 내 경우는 본부장이 그랬는데, 퇴사 시기와 연봉 협상 시기가 맞물려 퇴직 면담도 아니고, 그렇다고 연봉 면담도 아닌 자기 아쉬운 소리를 하는 시간이 있었었다. 나중에 마주칠 기회가 있어 퇴직 면담이나 연봉 면담 진행을 하지 않으시냐고 물어보니 이미 다 했다고 한다. 내가 느낄 때 그건 연봉 면담도 아니고 퇴직 면담도 아니었지만, 자기는 연봉도 말 했고 왜 나가느냐고 묻기도 했다며, 할 말을 다 했다면서 이미 확고하게 퇴사의사를 밝힌 사람하고 무슨 면담을 또 하느냐고 하더라. 퇴사 면담이라는 게 꼭 나가는 사람을 만류하기 위해 하는 건가? 마지막 나가는 길에 더 나은 조직을 위해 제언을 할 수도 있는 시간이 아닌가? 직책자의 경우 특히나 팀장도 아닌 본부장쯤의 위치라면 퇴사 면담을 단순히 퇴사를 만류하는 수준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회사 발전을 위한 제언도 듣고, 뭔가 평소에 가까이에서 교감하지 못했던 점에 대해 서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다 못해 차라도 한 잔 마셔가면서 그런 대화라도 잠깐 나누어야 인사팀으로 퇴직 면담서를 올릴 때 이런 애는 다음엔 절대 뽑지 말아야 할 사람이라는 코멘트라도 달지 않겠나.

인사팀 퇴직 담당 직원은 왜 퇴사하는지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는 듯 했다. 우리 회사는 연봉이 상당히 낮은 회사였고, 많은 구성원들이 그 사실을 인지하고 문제 제기를 종종 하는 편이었다. 그런 소리를 잠재우기 위함인지, 올 해 초에 회사에 새로 온 대표이사는 구성원들과의 대화의 시간에 이런 얘기를 했었다. 이직으로 인한 퇴사자 대부분의 이직 사유가 ‘연봉때문이다’라고 말을 하는데, 이는 실제 연봉때문에 이직을 하는 게 아니라 다른 이유를 대면 말이 길어지고, 퇴직하는 마당에 말을 길게 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말을 짧게 하기 위해서 연봉때문에 나간다고 말하는 것이라고. 하지만, 내가 들어본 퇴사자들의 이직 사유에는 대표이사가 얘기한 것과는 다르게 연봉 문제로 이직하는 경우가 많았다. 대표이사부터 현실을 왜곡된 시선으로 바라보는 게 참 뭐랄까… 아, 인사팀 퇴직 담당 직원은 왜 이직을 하느냐고 나에게 물었고, 나는 연봉때문이라고 얘기했다. 그러자, 연봉이 어느정도 올랐는지를 물었고 나는 사실대로 얘기해줬다. 열심히 받아적던데 그걸 과연 활용할지는 미지수다. 왜냐하면, 연봉때문에 나간다고 해도 분명히 다른 이유가 있었을 것이라고 판단할 것 같기 때문이다.

IT관련 회사에서는 컴퓨터와 같은 장비보다 사람이 더 큰 재산이다. 아무리 좋은 장비가 있어도 좋은 사람이 없다면 제대로 활용할 수 없기 때문이며, 좋은 사람이 있다면 후진 장비로도 높은 효율을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으로부터 모든 게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이런 분야의 회사에서 사람하나쯤 나가면 새로 뽑으면 된다는 식의 발상, 어차피 나갈 사람하고 얘기해봐야 소용없다는 수준 낮은 인식, 조직에서 나가는 사람을 무슨 도망자 취급하는 태도 등은 정말 뭔가 잘못되어도 크게 잘못된 것이 아닌가 싶었다. 복잡한 퇴사프로세스도 개선의 여지가 충분해 보인다. 서명을 받으러 돌아다니는 건 정말… ‘아 이런 식으로라도 퇴사를 포기하게 만들려는 정책인가’라고 생각이 들 정도였다. 퇴사에 대한 언급 자체를 쉬쉬하는 게 능사는 아니라고 본다. 퇴사 프로세스는 공지를 하면서, 복지 비용이나 휴가 보상비와 같은 부분은 제대로 알리지 않을 이유가 없을 것 같다.

1년 3개월 여 짧은 기간 동안, 나와 제일 친한 친구를 포함한 정말 좋은 분들과 함께 한 소중한 추억이자 즐거운 경험의 마지막을 퇴사를 진행하면서 만난 본부장과 복잡한 퇴사 프로세스가 빛을 바래게 만드는 것 같아 첫 퇴사했을 때의 경험을 떠올리면서 쓰기 시작한 게 이렇게 긴 글이 되어 버렸다. 요약하자면, 불필요한 절차는 간소화하고, 왜 그런 절차가 있는 지에 대해 생각할 줄 아는 사람이 그 절차에 포함되었으면 좋겠다는 거다.

Written by dyway

2012년 5월 9일 at 11:19 오전

내 경험에 게시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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