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yway

I'm very well : Life of an ordinary programmer

Archive for 4월 2012

글로 생각을 쓸 때에는 잘 써야 한다.

최근 인트라넷에서 나를 화나게 한 댓글 사건이 있었다.

요즘 이 바닥 분위기가 흉흉하기도 하고, 회사에서는 매출은 떨어지고 있고, 작년엔 순익이라도 조금 남았지만 이젠 순익도 안 나고 있고, 회사의 이미지나 여러가지 면에서 회사가 처한 입장이 곤란해지고 있는 가운데에 어떤 사건(회사 측 생각)이 벌어져서, 앞으로 언론과의 접촉이나 외부 강연 참석 시에는 사전에 반드시 홍보팀과 연락을 하거나 품의를 받고 진행을 하라는 공지가 올라왔다. 그런데, 그러한 공지가 연속으로 2개가 올라오고, 또 다시 공지가 올라왔음을 알리는, 공지를 공지하는 글까지 올라왔다.

최근에 회사와 관련하여 언론에 노출된 일로 짐작가는 기사가 세 꼭지 정도 있었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도무지 회사에 큰 타격을 주거나 그룹 이미지에까지 영향을 끼칠법한 일들이 없어서 댓글로 문의를 했다. 단순 재공지인지, 어떤 이유가 있어서 인지. 그리고 나서 얼마 뒤에 보니, 나만 볼 수 있는 댓글로 ‘최근 5일치 뉴스를 살펴보라’는 친절한 댓글이 달려있었다.

아… 이런… 가족같은 친절함이 묻어나는 댓글을 보았나.
회사에서 매일 전직원에게 메일로 뿌리는 오늘의 뉴스, 게시물당 평균 조회수가 전체 직원의 1/10 수준인 그 오늘의 뉴스의 열독자인 나에게, 나하고 일면식도 없는 사원님께서 뉴스나 좀 챙겨보고 말을 하라는 식의 댓글을 달다니. 손발이 오그라들고 혈압이 치솟았지만 잘 참았다가 다음 날에 일필휘지 논리대왕인 베프의 도움을 받아 적정한 의견 표시를 한 댓글을 정중하게 달아주었다. 그러자 이 아이는 그렇게 친절하게 – 나와 같은 궁금증을 가진 사람이 있을 수도 있는데, 귓속말로 신문을 찾아보라고 하면 다른 사람이 또 물어봐도 그렇게 대답할 것이냐. 차라리 이유를 얘기해주는 게 낫지 않겠느냐 – 댓글을 달아주었음에도 불구하고, 본인이 무엇을 잘못했는지도 모른 체 엉뚱한 변명 – 귓속말 댓글을 써서 죄송한 마음이 있다 – 만 늘어뜨리더라. 내가 듣고 싶었던 얘기는 신문을 찾아보라는 소리를 아무렇지 않게 막 했다는 것인데. 흑. 더 이상의 소모전은 무의미하다고 판단하여, 거기서 그냥 접어버렸다.

읽는 사람이 불특정 다수이거나 혹은 한 명 뿐일지라도 본인이 어떤 말투로 얘기를 하는지 모르고, 일면식도 없는 상황이라면 정말 글을 잘 써야 한다. 읽는 사람에 따라 글을 쓰는 사람의 의도와는 다르게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렇지도 않은 내용을 충분히 오해할 수도 있게끔 만드는 ‘죄송한 마음이 있다’는 식의 ‘그런 게 있다는 걸 알 수 있을 지도 모를 것 같다’는 식의 문장은 상대방의 화를 누그러뜨리려는 의도와는 반대로 이해되기에 충분한 표현이기 때문이다. 글을 잘 써야 한다. 정말.

그냥 ‘죄송하다’고 끝냈으면 이런 구구절절한 내용은 쓰지 않았을텐데. 그냥 웃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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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dyway

2012년 4월 24일 at 8:2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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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 가게 이야기

한 과일 가게가 있었다.
이 과일 가게는 장사가 참 잘 됐다.
장사가 너무 잘 되서 사장 혼자 감당을 못 해서 직원을 채용하게 되었고, 직원 수는 과일 가게 치고는 많은 10명까지 불어났다.

과일 가게 사장은 바로 손을 뗄 시점이라고 생각하고, 가게를 내 놓았다.
엄청난 권리금을 받아서 챙긴 사장은 자식 교육과 편안한 노후를 위해 호주로 이민을 가고,
가게를 산 새 사장은 직원들하고 빨리 친해지기 위해 여행도 함께 가고, 회식도 자주 했다.

몇 년 뒤에 과일 가게 옆에 마트가 생겼다.
마트가 생기자 손님이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과일 장사는 동네 장사이기때문에 과일 가게 손님이 줄어든 건 동네 사람들 누구나 알 수 있었다.

하루는 종종 과일을 주문하던 근처 도시락 생산 업체에서 과일 배달 주문이 들어왔다.
단골 고객 관리 차원에서 오랫동안 안면을 트고 지낸 고참 직원이 직접 배달을 나갔다.
도시락 생산 업체에서는 요즘 마트때문에 힘드시겠다고 안부를 물었다.
직원도 별 다른 의도 없이, 예전에 하루에 만 원을 팔았다면, 요즘엔 사오천 원 정도 판다고 말을 했다.

과일 가게가 있는 이 동네에는 지역 신문이 있었다.
신문 기자는 마트로 인한 지역 상권 붕괴 현장을 기사로 쓰고 싶어서 탐문을 하던 중,
동네에 있는 도시락 업체를 발견하고 찾아들어가 사장과 인터뷰를 했다.
인터뷰 도중에 도시락 업체 사장이 ‘우리는 배달 장사라 좀 덜하지만, 과일 가게 직원 얘기를 들어보니, 마트때문에 장사가 잘 안된다고 하더라’며 과일 가게 직원에게 들었던 얘기를 해 주었다.
기자는 과일 가게에 들러 인터뷰를 하고 싶었지만, 기사 마감 시간이 되어 직접 가보지는 못 하고, 도시락 업체 사장에게 들었던 과일 가게 내용을 포함해서 기사를 썼다.

과일 가게 사장은 과일 가게의 매출이 많이 떨어졌다는 내용이 포함된 다음 날 신문을 보고 깜짝 놀랬다.
자기 가게의 매출을 알리면 안 되는데, 누가 어디가서 이런 소리를 하고 다녔느냐며 직원들 앞에서 팔짝팔짝 뛴다.
앞으로는 절대로, 정말로, 어디 가서 이런 얘기 하지 말라고, 안 그래도 안 되는 장사 더 안 될 수가 있으니까 입단속들 하라고 주문을 한다. 아침에 한 번, 점심에 한 번, 저녁에 한 번. 하루에 세 번씩 주문을 한다.
그리고, 어디 배달을 나갈 때든 과일을 떼러 갈 때든 가게 밖으로 나갈 때에는 무조건 보고를 하고 다니라고 신신당부를 한다.

장사가 잘 되던 과일 가게 옆에 마트가 들어온 후로 과일 가게 장사가 잘 안 되는 걸 누구나 알고 있는 상태인데,
직원들에게 두 번, 세 번 신신당부를 하며 입 다물고 다니라고 말을 하니 직원들 기분이 좋을 리가 있을까.
입이 대빨 나온 직원들은 호시탐탐 대형 마트나 마트 상권이 아닌 다른 곳에 있는 장사가 잘 되는 과일 가게로의 이직 기회를 노려보기 시작한다.

결국엔 베테랑 직원들이 하나 둘씩 가게를 떠나기 시작하고, 그 직원들과 거래하던 단골 고객들 마저 점점 사라져 간다.
사장은 새로운 직원을 뽑기 위해 동분서주하지만, 이미 동네는 물론이거니와 상권 외 지역까지 그 과일 가게 분위기가 어떤지, 그 과일 가게 사장이 어떤지에 대한 안 좋은 소문이 퍼질 대로 퍼져있어서 아무도 옮겨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
나머지 직원들은 점점 떨어지는 매상에 의기소침해지고, 사장은 더 이상 과일 가게를 유지할 수 없어서 가게 문을 닫는 길을 택하고 만다.

Written by dyway

2012년 4월 17일 at 8:5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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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사원에게 무엇을 가르쳐야 할까

우리 팀의 신입사원은 게임 프로그래밍을 하다가 회사에 오게 된 케이스다. 인터넷 서비스나 웹과 관련된 기술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거의 없는 상태이다.  자주 사용하는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가 있냐고 물으니 없다고 하고, 웹 서핑 할 때 자주 가는 사이트가 있느냐고 물으니 인터넷은 그냥 검색할 때나 쓰고, 프로그래밍 관련된 카페나 들어가는 정도라고. 그러면 메신저는 사용하냐고 물으니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게다가, 입사 후에 입문 교육할 때 동기들이 알려준 팁대로 사적 계정과 별도로 업무용 계정을 만들었는데, 메신저에 두 아이디 동시 로그인 하는 방법을 가르쳐주기 전까지 로그인도 제대로 안 했었다.

이 친구에게 무엇을 알아보도록 시키면 좋을까 생각을 했다.
개발하는 데에 많이 사용되는 기술적인 개념? 프레임워크? 개발방법론? 개발툴 사용법?

개인적으로 개발자라고 하더라도 기술에만 관심이 있고, 그 쪽으로만 출중하다면, 뭔가 부족한 게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한다. 자신이 개발해야 할 서비스나 업계에 대한 이해, 관심을 일단 가진 상태에서 자신이 만드는 서비스를 많이 이용해보고 먼저 어떻게 바꿀 수 있겠다, 이런 부분은 저렇게 적용할 수 있겠다 라고 생각이 나오는 것이지 난 개발자니까 기술만 알고 있을 거고, 기획자가 원하는 스펙대로만 최신의 기술력으로 사이트를 만들어서 내부적으로 계산을 하는 시간을 0.01초 단축시키겠다 라는 생각은 잘못된 생각이라고 본다.

그래서 결정했다. 이 친구에게 개념적 접근을 주지시킬 것이 아니라 인터넷 서비스에 대해 전반적으로 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겠다고. 우리 팀에서 맡고 있는 서비스는 소셜 네트워킹과 관련된 서비스이므로, 일단 인터넷에 매일 매일 올라오는 소셜 네트워킹과 관련된 뉴스를 찾아서 보고, 제목과 링크를 팀원들에게 공유하도록 해야겠다. 또, 여러 서비스를 직접 사용해보도록 하고, 많은 웹 기술과 관련된 기술의 튜토리얼들을 보면서 따라해 볼 수 있도록 해야겠다.

1. 싸이월드, 페이스북과 트위터, 핀터레스트, 링크트인, 요즘, 미투데이, 패스 등을 사용하게 한다.
2. 업계 소식을 계속해서 접할 수 있도록 한다.
– 블로터 닷넷이나 지디넷, 아이뉴스24, 전자신문, 벤처스퀘어 등
3. 회사에서 매일 제공하는 뉴스 클리핑을 보도록 한다.
4. 현재 우리 팀이 서비스하는 것을 그대로 똑같이 따라 만들어 보도록 한다.
– 기능별로 하나씩 하나씩. 글 쓰기, 읽기, 수정, 삭제, 댓글 쓰기, 수정, 삭제, 다른 글 엮기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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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위 까지는 이 친구가 팀에 처음 배정받았을 때 생각하다 임시 저장해둔 글이고, 지금은 한 3주 정도 시간이 흘렀다.
음… 일단 이 친구는 사회 경험이 없으므로, 사람을 대하는 법과 대화하는 법, 전화 응대하는 법, 메일 주고 받는 법부터 가르쳐야겠다. 이게 급선무다.

Written by dyway

2012년 4월 3일 at 8:24 오후

내 경험에 게시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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