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yway

I'm very well : Life of an ordinary programmer

‘CEO와의 대화’에 참여하는 자세

큰 회사건 작은 회사건 연중 행사로 임직원과 대표이사 사장, CEO와의 만남을 주선하는 행사가 열리곤 한다.
평소에 가까이 하기 힘든 CEO와의 만남을 통해 서로 간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도록 의사 소통을 하고, 문제점을 알아보고, 해결점을 찾아보고, 궁금한 점을 공유하고, 그에 대한 답을 얻고, 결론적으로 더 나은 회사, 더 나은 근무 환경, 더 나은 성과를 창출하기 위한 발판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취지만 놓고 보면 참 좋다. 하지만, 이런 행사의 기획 취지와 다르게 이런 행사에서 나온 의견이나 문제점의 해결 방안들이 실행으로 옮겨질 거라고는 누구도 확신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런 행사는 주로 외부 홍보를 위한 행사이거나 CEO가 하고 싶은 말만 하다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일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최근에 올 해 회사에 새로 부임한 CEO와의 만남의 시간인 ‘CEO와의 대화’란 행사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오히려 기대 이상으로 CEO중심적 행사가 되어, 행사 자체에 대해 몹시 실망했고 회사의 비전과 미래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됐다. 개인적으로 경험한 이번 행사에서의 느낌은 마치 군 복무 시절의 신임 대대장 계급별 간담회 수준 또는 그 이하라고나 할까. 군 부대는 잘 하나 못 하나 거기서 거기지만, 회사는 치열한 경쟁을 해야할 곳이기에 걱정이 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 곳에 공개적으로 오고 간 얘기를 남길 수는 없지만, 참석하고 나서 느낀 ‘CEO와의 대화’에 참석하는 CEO와 임직원의 올바른 자세에 대해 적어본다.

CEO의 자세
CEO는 말을 줄여야 한다. 행사의 취지를 이해하는 CEO라면, 입을 닫고 귀를 열도록 노력할 것이다. CEO가 말을 하거나 지시사항을 내리는 경우는 행사때가 아니더라도 많기 때문이다. 이 자리에서 참석한 임직원들보다 말을 많이 하는 CEO는 행사의 취지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그 자리에 모인 다수의 직원들에게 반감을 안겨줄 수 있다. 언변에 능해 갖은 유머 코드와 최신의 유행어를 섞어 좌중을 웃음 바다로 만든다고 해도, 그 가운데에는 분명히 오고가는 얘기의 논점을 간파하고 비판할 줄 아는 사람이 섞여있다. 그 점을 간과하고, 본인이 하고싶은 얘기만을 쏟아낸다면, 아침 저녁으로 틀어주는 깔대기 사내방송 또는 MB의 라디오 방송 연설과 다를 바가 없지 않겠는가.

CEO는 대답을 간결하고 확실하게 해야 한다. 보통 CEO는 경력이 많고 화려하다. 2~30년 간 직장생활을 하며 성공가도를 달려온 사람들이 대부분인데, 임직원의 질문이나 의견 개진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너무나 장황하게 설명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기업체의 CEO뿐 아니라 어떤 조직의 장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의 공통된 특성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옛 기억을 더듬어가면서 ‘내가 여러분 나이 때에는…’, ‘내가 여러분 직급 때에는…’이라고 얘기를 해 봤자, 그 때랑 지금이랑은 같은 게 하나도 없다는 걸 그들은 모른다. 그저 임직원들이 궁금하다고 질문한 내용에 대해 알면 안다, 모르면 모른다라고 얘기를 하고, 의견을 개진했을 경우 받아들이겠다, 검토해보겠다, 그건 아니다라고 얘기를 하고, 검토할 사항에 대해서는 행사가 끝난 후에 피드백을 주면 그만이다.

CEO는 확실한 피드백을 줘야 한다. 보통 이런 행사는 한 번에 끝나지 않고, 여러 번에 나눠서 하거나 분기별, 반기별로 진행하는 경우가 있다. 이전 행사에서 나온 의견에 대해 검토해보겠다고 말로만 할 것이 아니라, 검토는 해 보았는지, 어떻게 진행이 되고 있는지에 대해서 행사에 참석한 임직원들과 공유할 필요성이 있다. 이전 행사에 대해 아무런 피드백이 없는 상태에서 또 같은 주제로 행사사를 치르게 된다면, 누가 의견 개진을 하고, 어떻게 대화를 이끌어 갈 수 있을 것인가.

임직원의 자세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조직이 커지면 커질수록 CEO와 만날 기회는 극히 적어진다. 직접적으로 대화를 하고 싶거나, 자신의 이름 석자를 알리고 싶거나, 깊은 인상을 남기고 싶다면, 이런 얼마되지 않는 만남의 기회에서 반드시 뭔가를 해야한다는 것이다. 남들보다 먼저 나서서 발표도 하고, 질문도 하고, 적극적인 자세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나서기를 싫어하거나, 부끄러움이 많다면 잘 듣기만 하는 것도 적극적인 자세를 실천으로 옮기는 것이다. CEO가 싫다고, 그런 행사를 해 봤자 아무 소용이 없다고 생각하면서 누가 얘기를 하든 들으려조차 하지 않고 휴대전화나 만지고 있다면, 그것이야 말로 자신이 어리석다는 걸 모르고 지나가는 것과 같은 것이다. 어차피 행사에 참석한 시간은 내 시간이므로, 소중하게 사용할 줄 아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CEO의 입장이 되어본다. CEO의 발언을 평가만 하려 하지 말고, 말하는 습관이나 태도, 말하는 방식등을 눈여겨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또, 역지사지의 자세로 내가 대표라면 이 질문에 뭐라고 답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하다. 공개적인 자리에서 나오는 질문이나 논의의 수준은 충분히 참석자들이 알 수 있을만한 수준이므로, CEO의 대답이나 참석하는 본인의 대답이나 별 차이가 없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자주 만날 수 없는 CEO의 다른 배울 점을 찾아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듯. CEO가 아무리 낙하산이라도, 실력이 있든, 로비를 잘 하든, 아부를 잘 떨던지 간에 성공한 직장인임에는 틀림이 없지 않은가. 하다못해 많은 사람들 앞에서 개그콘서트의 유행어를 치는 타이밍이 언제인지 확인하는 것도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는 나을 것이다. CEO를 너무나 싫어한다면… 글쎄. 정말 답이 안 나올 수도.

* 아, 어찌되었든 이런 행사를 시도하는 회사의 노력에는 박수를 보낸다. 행사 준비한다고 고생하신 분들이 너무 많이 계시니까.

광고

Written by dyway

2012년 2월 8일 , 시간: 6:07 오후

내 경험에 게시됨

Tagged with , ,

%d 블로거가 이것을 좋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