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yway

I'm very well : Life of an ordinary programmer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까

아주 작은 회사에 다니다가 지금의 회사로 옮긴지 7개월째가 되고 있다.
이직 시기를 잘못 택한 댓가로 보수는 전 직장과 대동소이하지만, 현금이 충전되어 있는 복지카드, 휴대전화 요금 지원, 자유로운 연차 사용, 다양한 직원 교육, 더 나은 근무 환경 등의 혜택을 누려왔다.

그런데 큰 문제가 생겼다. 일이 재미가 없다고 느끼는 것.

다들 힘들다고, 몸 버린다며 사양하는 SI를 하면서도 강제적인 야근이나 주말 출근이 싫었던 것 뿐이지 일 자체가 싫지는 않았는데, 예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호사를 누리는 데에도 일이 재미가 없어지니 내가 과연 이 회사를 더 다녀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에 빠지기 시작한 것이다.

면접을 볼 때엔, 개발 환경이나 언어가 달라도 잘 할 수 있을 거라 얘기했지만, 현실에선 차이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고, 이게 일에서 재미를 찾는 성향을 가진 나에게 재미를 잃게끔 만든 큰 이유로 작용했을 것이며, 애초에 원하던 부서가 아닌 곳에 배정받아 일을 하게 된 것도 어느 정도는 영향을 받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최근에는 타 팀에서 내가 원래 해오던 분야로 완전히 새로 서비스를 만들기로 했다는 얘기를 들으면서부터 더 심해진 것 같기도 하다.

다시 작은 회사로 가게 될 때에 대한 여러 생각도 해 보고 있고, 아예 회사를 옮기는 것에 대한 생각도 끊임없이 하고 있다. 하지만, 시도도 못하고 생각만 하는 이유는 일에서 즐거움을 찾지 못하는 나의 상황을 이해해줄 만한 사람을 만나기 어려울 것 같아서이다. 작은 회사에서 큰 회사로 옮긴 후 너무 짧은 기간에 다시 이직을 시도하게 되면, 그 어떤 설명에도 불구하고 채용담당하는 입장에서는 나를 단지 조직 부적응자로 평가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비슷한 정도의 급여나 복지 혜택을 제공하면서, 즐겁게 일할 수 있는 개발 조직이 있는 곳이라면 또, 내가 갈 수 있는 곳이라면 당연히 당장에라도 옮길테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 하더라. 개발 조직이 강조되면, 급여가 적거나 환경이 열악하고, 조건이 맞는다고 치면, 현재 내가 하는 일처럼 내 관심분야나 커리어와는 상관없는 일이 주가 된다.

더 슬픈 것은 해가 거듭될수록 갈 수 있는 곳이 적어진다는 것. 이제 겨우 만 30세인데 벌써부터 이렇게 갈 곳이 적어지면, 10년 뒤에 뭐 해먹고 살지라는 생각을 하고 있으니 앞이 정말 깜깜하다는 생각밖에 없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백발의 프로그래머가 되어야지라고 생각했던 내 모습을 찾을 수 없는 내 모습이 현실보다 더더욱 슬프다.

마음이 복잡하다. 계속 다녀야하나, 새로운 곳을 알아봐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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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dyway

2011년 9월 14일 , 시간: 7:57 오후

내 경험에 게시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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