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yway

I'm very well : Life of an ordinary programmer

협업이라는 것

작은 회사에 다닐 때에는 잘 몰랐는데, 큰 회사에 와서 아.. 이거 좀 잘 되었으면 좋겠다 라고 느끼는 게 바로 협업이다. 협업이란 무엇인가? 간단하게 말해서 같이 일하는 거다. 조직의 구성원은 그 조직의 성과 달성(사실은 초과 달성)을 위해 일을 하는데, 이 조직의 규모가 커질수록 업무는 나눠지게 되고, 기대 성과도 커지게 된다. 이렇게 커진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진행하는 일들은 혼자서 해낼 수 없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하지만, 실제로 업무를 하다보면 서로들 자기 일이 아니라며 핑퐁 메일을 주고 받는다. 오늘 이런 일을 직접 겪고야 말았다.

내가 보낸 메일은 간단한 내용이었다. 우리쪽에서 새로운 프로그램을 하나 만들고 있는데, 그 프로그램이랑 비슷한 기존의 프로그램이 호출하는 인터페이스가 어느 정도 처리 용량을 지니고 있는지 궁금하다는 내용이었다. 메일이나 메신저로 커뮤니케이션하는 게 일반적인 분위기인지라 일단 사내 위키에서 비슷한 부분의 설명을 작성한 A과장에게 메일을 보냈다. 조금 후 답장이 왔다. 아무래도 이 부분은 다른 부분에 영향을 미치는 게 있으니 B과장과 얘기를 해 보란다. 다시 메일을 보냈다. 답장이 왔다. 그 부분은 C사원과 얘기를 해 보란다. 다시 C사원에게 메일을 보냈다. C사원은 해당 사항이 없다며, B과장과 논의를 해 보란다. 다시 B과장에게 메일을 보냈더니, C사원에게 충분히 설명을 했고 그 부분이 변경되어서 C사원이 변경된 내용을 알려줄 것이니 해당 내용을 다시 C사원에게 보내달라는 내용이었다. 결론적으로 C사원에게 변경된 내용을 받으며 일단락.

한 팀에 일하는 사람들 모두에게 메일을 쓸 수도 없고, 해당 업무를 책임지는 팀장에게 양해를 구하고 담당자를 알려달라해도 바쁘신 팀장께서는 답변도 없고, 실무자들은 다들 자기 업무가 아니라며 핑퐁 메일을 던지고 있고.

이런 사람들이 나와 같은 조직의 구성원이라는 사실이 정말 부끄럽고, 한심하게 느껴지는 하루였다. 서로 경쟁하는 사이도 아니고, 다 같은 회사에 다니고 있으면서 복잡한 내용을 물어보는 것도 아닌데 어떻게 이런 식으로 일을 하고 있단 말인가. 또, 문의내용을 조금만 읽어봐도 인터페이스를 제공하는 쪽에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하는 목적이었다는 것도 알 수 있었을텐데 참 뭐라 할 말이 없다.

생각해보면 협업이라는 게 어려운 게 아니다. 나한테 메일이나 전화가 왔는데, 내 일이 아니고 우리 팀의 누가 담당인 줄이라도 알면 간단하게 포워딩을 해 주거나, 쪽지라도 하나 날려주면 되는 일이다. 서로 모르는 사이라고 영원히 모르라는 법 있나. 일 년에도 몇 번이고 조직 개편이 일어나는 곳이 회사인데. 다 같이 일하고 월급받는데 잘 되서 인센티브라도 더 나오면 좋은 것 아닐까. 팀마다 정해놓은 KPI 달성한답시고 서로 논의도 하지않고 있다가 어줍잖게 중복되는 서비스를 내 놓는 일이 괜히 일어나는 게 아니다 라고 느낀 하루였다. 다 써 놓고 보니까 이런 것도 협업이라고 써 놓은 게 웃기기까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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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dyway

2011년 7월 14일 , 시간: 10:00 오후

내 경험에 게시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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